
한국부동산이코노미 김주휘 기자 | 국내 자영업 시장에서 5년 내 폐점률이 70%에 달하는 현실 속에서도 꾸준히 성공하는 창업자들은 존재한다. 그 차이는 단순한 유행 아이템 추종이나 가격 인하 경쟁이 아닌, 치밀한 사전 준비와 체계적인 운영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다. 최근 창업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격 주도권’과 ‘운영 체계’를 핵심 성공 요인으로 꼽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성공적인 창업의 첫걸음은 아이템 선택에서 시작된다.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손님이 많으면 돈이 된다는 단순한 공식에 의존하지만, 창업 전문가들은 소비자에게 ‘팔리는’ 상품과 ‘팔아야 하는’ 상품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한다. 특히 확장형 프랜차이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가 상품은 결국 소비자에게 가격 결정권을 넘겨주는 구조로,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매장들은 전체 중 소수에 불과하며, 이들 매장은 가격이 아닌 종합적인 가치—인테리어, 고객 경험, 음식 품질 등—로 승부한다.
창업 성공의 60~70%는 입지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상권 분석은 여전히 창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지역에 맞는 아이템인지, 유사한 업종이 성공한 사례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서울에서 통하던 아이템이 지방에서는 실패하는 경우가 잦으며, 본사에서 무조건 입지를 추천하며 계약을 유도하는 경우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민물고기용 바늘로 광어를 잡으려는 격”이라고 표현하며, 무리한 입지 선정은 창업 실패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자금 조달 역시 중요한 변수다. 전문가들은 전체 창업 자금에서 대출 비중을 30%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 좋은 입지 확보를 위한 일부 대출은 감내할 수 있지만, 자금 부족으로 울며 겨자 먹기로 빌린 자금은 위험 요소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2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대출 비율은 반드시 30% 미만이어야 하며, 이를 넘길 경우에는 저금리 상품에 예치하는 편이 더 안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랜차이즈 창업 시 정보공개서 및 계약서 검토는 법적 의무사항이지만, 많은 창업자들이 이를 형식적으로만 진행하는 것이 문제다. 정보공개서에는 필수 구매 품목, 가맹비 및 로열티, 수익성 예측, 숨은 비용 등이 기재돼 있다. 단순히 높은 매출만을 보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전체 가맹점의 평균 매출과 수익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창업 이후의 체계적인 운영 관리가 폐점을 막는 핵심이다. 매출이 높다고 해서 곧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며, 인건비·재료비·부가세·소득세·감가상각 등 각종 고정비와 변동비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정산 시스템과 데이터 기반 분석, 권리금 회수 계획 수립 등 체계적인 운영이 요구된다. 수익의 일부를 매월 저축하며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결국 창업은 감정이 아닌 데이터, 직감이 아닌 체계로 접근해야 한다.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창업은 쉽지 않은 길이지만 성공하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한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철저한 준비와 냉정한 판단, 그리고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세운다. 가격 주도권을 확보하고, 철저한 상권 분석과 자금 계획, 운영 체계를 갖춘 창업만이 치열한 자영업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